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EP.3 – 조재용 & 김현지

🎨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예술 수집의 목적과 방식이 변하고 있다. 이들은 단지 모으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 그리고 문화를 ‘설계’하고 있었다.

EP.3 – 조재용 & 김현지

“우리는 그림을 모은 게 아닙니다. 예술과 함께 사는 방식을 선택한 겁니다.”

EP.3 – 조재용 & 김현지

🔹 1. 인물 소개: 대구에서 시작된 생활형 컬렉터의 여정

조재용·김현지 부부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생활 속 예술 컬렉터다.
그들의 시작은 특별하지 않았다. 집 인테리어를 위해 미술 작품을 구입했던 단순한 계기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점차, 그림은 그들의 벽을 넘어 삶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현재 그들은 100점이 넘는 국내 현대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와의 관계 속에서 작품을 수집한다.
컬렉팅은 그들에겐 투자도, 과시도 아니다.
그것은 삶과 예술이 만나는 일상적 구조를 만드는 행위다.

“좋은 작품을 고르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오래 볼 수 있을지를 생각합니다.”

이 부부는 작품의 가치보다 작가의 인간성과 철학, 이야기에 더 주목한다.
그들은 미술계 중심에 있진 않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역 예술 생태계를 지지하고 견인하고 있다.

🔹 2. 주요 철학: “예술은 우리가 사는 공간과 같이 숨 쉬어야 한다”

조재용과 김현지에게 예술은 단지 벽을 장식하는 사물이 아니다.
그들에게 예술은 삶을 관통하는 방식이자, 관계를 엮는 매개체다.
전문적인 감식안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작품이 우리의 공간과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가이다.

“작품을 사는 게 아니라, 작가를 믿고 응원하는 겁니다.”

이 부부는 아트페어나 경매에서 작품을 수집하기보다는,
직접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하고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쌓아간다.

그들의 철학은 ‘지속 가능성’에 있다.
작품이 집에 걸리면, 그것은 하나의 풍경이자 가족이 된다.
수집은 더 이상 단발성 소비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감정의 축적이다.

“수집은 우리가 작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응답이라고 생각해요.”


🔹 3. 실천 사례: ‘예술이 있는 집’, 지역 예술 생태계의 작은 허브

조재용·김현지 부부의 집은 전시장이자 거실이며, 때로는 작가들의 쉼터다.
그들은 소장한 작품을 지인들에게 공개하고, 작가들을 초청해 홈살롱 형태의 모임을 갖기도 한다.

이런 형태의 ‘생활 속 전시’는 공식적인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볼 수 없는 편안함과 밀도 높은 대화의 장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작품을 사고 걸기만 하지 않는다.
작가와 함께 식사하고, 작품이 태어난 배경을 듣고, 그것을 공유 가능한 문화로 확장시키려 한다.

대표적인 실천 사례 중 하나는, 지역 작가를 위한 자발적 '작품 후원 구입'이다.
특정 작가의 전시가 끝난 후, 작품이 판매되지 않아 고민하는 작가에게 직접 연락해
“우리가 살게요. 집에 두고 함께 볼게요”라며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단지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컬렉터가 아니다.
그들은 ‘좋은 작가’와 함께 사는 방식을 고민하는, 작지만 단단한 예술 후원자이자 실천자다.

🔹 4. 마무리 통찰: 예술을 함께 살아내는 컬렉터

조재용과 김현지는 우리가 떠올리는 전형적인 ‘컬렉터’와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패션도 아니고, 투자도 아니다.
예술은 그들에게 ‘집’이고, ‘공간’이며, ‘함께 사는 존재’다.

그들의 컬렉팅은 소유보다는 공유, 투자보다는 연결, 전시보다는 삶이다.
대구라는 도시에 존재하는 그들의 컬렉션은, 단순한 작품의 집합이 아니라
지역성과 일상의 리듬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문화적 에너지다.

예술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벽에 걸려 있든, 밥상 옆에 있든, 아이의 눈높이에 있든.
그리고 그 곁에는, 조재용과 김현지처럼 예술을 삶 속에 끌어안는 사람들이 있다.

다음 편에서는, 예술을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동남아의 전략가,
리차드 코(Richard Koh)를 만나본다.
그는 예술의 아카이빙과 시장 사이에서 균형을 설계하는 컬렉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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