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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만난 몽마르트: 70세 그녀, 파리의 꿈을 안고 돌아왔을까

🇫🇷 다시 만난 몽마르트: 70세 그녀, 파리의 꿈을 안고 돌아왔을까

어쩌면 당신도 그 시절, 몽마르트 언덕에서 그녀를 보았을지 모릅니다.

파리의 하늘 아래, 낡은 이젤 앞에 앉아 테르트르 광장(Place du Tertre)의 활기찬 풍경을 화폭에 담던 눈빛이 강렬했던 한국인 유학생.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30대 청춘을 오직 붓 하나에 걸었던 그녀. 세월이 흘러 그녀는 이제 칠순(70세)이 되어갈 텐데, 과연 그 꿈의 캔버스를 들고 한국으로 돌아왔을까요? 40년의 시간을 넘어, 몽마르트 언덕을 다시 찾아 그녀의 서사를 추적해봅니다.

 몽마르트 언덕 정상에 위치한 "사크레쾨르 대성당(Basilique du Sacré-Cœur)"

🕰️ 1. 1970년대 파리, 몽마르트의 '김 화가'

1970년대, 한국에서 온 젊은 유학생들에게 파리는 자유와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몽마르트 언덕은 고흐, 피카소, 위트릴로의 영혼이 깃든 성지와 같았죠.

우리가 기억하는 그녀는 늘 낡은 청재킷을 입고, 짙은 커피를 마시며 광장의 구석진 자리를 지켰습니다.

“여기서 그림을 그려야 해요. 이 돌바닥, 이 햇살, 이 냄새가 아니면 파리를 그릴 수 없으니까.”

그녀는 초상화나 관광객을 위한 캐리커처 대신, 오로지 파리 풍경과 파리 사람들의 뒷모습을 그리는 데 몰두했습니다. 그녀의 그림에는 왠지 모를 향수(Nostalgia)고독(Solitude)이 묻어났습니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이방인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을 겁니다.

당시 몽마르트 화가들 사이에서 그녀는 이름 대신 '꼬레(Corée, 한국)'에서 온 '김 화가'로 불렸습니다. 한국의 미술을 파리에 알리는 꿈, 그리고 그곳에서 인정받는 화가가 되겠다는 뜨거운 꿈을 안고.

수많은 인파속에 그녀는 어디?

🇰🇷 2.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왔을까?

세월이 빠르게 흐르는 동안, '김 화가'는 몽마르트 언덕에서 점차 사라졌습니다. 화가들 사이에서도 그녀의 행방은 의견이 분분했죠.

  • "프랑스에서 결혼하고 정착했을 거야."

  • "아니, 한국에서 어머니가 위독하셔서 급하게 돌아갔다고 들었어."

  • "그녀의 스타일은 한국에선 인정받기 어려웠을 테니, 어쩌면 완전히 붓을 놓았을지도 몰라."

하지만 저는 그녀가 결국 한국으로 돌아왔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녀의 그림 속 깊은 고독은, 꿈을 이루기 위한 타향살이의 고독인 동시에,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었습니다.

어쩌면 지금쯤 그녀는 몽마르트의 햇살 대신, 한국의 고즈넉한 한옥 마을이나, 정갈한 산사의 풍경을 화폭에 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파리의 거친 돌바닥이 아닌, 한국의 흙냄새 나는 공방에서.

​몽마르트 언덕에 위치한 "르 바토 라부아르(Le Bateau Lavoir)"
​몽마르트 언덕에 위치한 "르 바토 라부아르(Le Bateau Lavoir)"

🖼️ 3. 50년 후, 다시 찾은 몽마르트 언덕

2025년의 어느 가을날, 저 역시 50년 전의 기억을 안고 몽마르트 언덕을 다시 찾았습니다. 광장은 여전히 북적였고, 수많은 젊은 화가들이 관광객을 향해 붓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열정은 여전했지만, 어딘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상업화된 분위기, 그리고 더 빠르고 세련된 그림들.

오래된 '라팽 아질(Au Lapin Agile)' 술집 앞에서 멈춰 섰을 때, 문득 '김 화가'가 앉아 그림을 그리던 구석진 자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곳은 이제 젊은 화가가 아이패드를 펼쳐 디지털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50년 전, 여기에 한국에서 온 김 화가가 있었는데."

그녀의 나이 70세. 어쩌면 그녀는 20대 청춘이 꿈꾸었던 화가로서의 삶을 완성하고, 이제는 한국에서 '자신만의 몽마르트'를 그리고 있을 것입니다. 파리의 꿈을 가슴에 품고 돌아와, 그 모든 경험을 한국의 정서로 승화시켜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고 있을 겁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습니다. 잠시 타향에서 꿈을 쫓을지라도, 결국 가장 깊은 영감과 안식은 고향의 품에서 완성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몽마르트의 '김 화가'를 기억하시나요? 그녀가 한국에서 새로운 캔버스 위에 펼쳐놓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가슴이 시린, 유학생이었던 그는....

파리 전경
언덕에서 본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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