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1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3부: 아름다운 부인이 아닌, 단지 그림일 뿐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3부: 아름다운 부인이 아닌, 단지 그림일 뿐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3부: 아름다운 부인이 아닌, 단지 그림일 뿐

왜 부인을 예쁘게 그려주지 않았나요?

1905년의 충격적인 작품 <모자를 쓴 여인> 이후, 마티스는 또 한 번 아내 '아멜리'를 모델로 한 초상화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은 보는 사람들에게 더 큰 의문을 남겼죠. 그림 속 아내는 얼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녹색 선을 기준으로 차갑고 따뜻한 색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마티스에게 물었습니다. "아내를 왜 예쁘게 그려주지 않았나요?"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어쩌면 사랑하는 아내에게는 서운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한마디에 마티스 예술의 핵심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초상화에 대한 새로운 정의

3 녹색선이 완성한 초상화의 걸작

마티스의 또 다른 부인 초상화, <마티스 부인의 초상 혹은 녹색선> 은 인물화의 오랜 규칙을 과감하게 파괴합니다. 얼굴의 윤곽선과 그림자 대신, 그는 차가운 색(녹색, 하늘색)과 따뜻한 색(분홍색, 주황색)을 서로 대비시켜 입체감을 표현했습니다. 특히 코를 따라 길게 내려온 녹색선은 얼굴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며, 인물을 실제 사람이라기보다 '납작한 도상'으로 보이게 만들었죠.

마티스 부인의 초상 혹은 녹색선

<모자를 쓴 여인> 이 원초적이고 거친 에너지를 발산했다면, 이 그림은 차갑고 견고한 느낌을 줍니다. 마티스는 대상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사유를 드러내고자 했던 야수파의 정신을 이 작품에서 더욱 깊이 탐구했습니다.

'단지 그림을 그렸을 뿐'

"나는 작품을 통해 아름다운 부인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림을 그렸을 뿐입니다."

마티스의 이 대답은 그가 초상화를 통해 묘사하려 했던 것은 아내의 외모가 아니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는 그림의 '아름다움'이 현실을 얼마나 똑같이 재현했는지에 있지 않다고 믿었습니다. 오직 화폭 안에서 색과 선이 만들어내는 조화와 리듬, 그 자체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죠. 아내의 모습은 그저 자신의 예술적 실험을 위한 '피사체'이자 '도구'였던 것입니다.


마무리: 다음 이야기, 야수에서 안락의자로

이 작품은 20세기 초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마티스가 기존의 회화 전통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음을 선언합니다. 그가 추구했던 것은 대상의 재현이 아닌, 색채와 형태를 통해 인간의 깊은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격정적이던 야수파의 색채를 넘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평온의 세계를 그린 작품 <삶의 기쁨> 을 통해 마티스의 예술이 어떻게 한 단계 더 성숙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