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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1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 4부: 격정의 야수에서 평온한 안락의자로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 4부: 격정의 야수에서 평온한 안락의자로

4부: 격정의 야수에서 평온한 안락의자로

화가에게도 필요한 '정신적 안락의자'

마티스는 <모자를 쓴 여인>과 <녹색선>으로 현대 미술사에 새로운 문을 열었지만, 그는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격정적인 색채와 거친 붓질을 뒤로하고, 그는 이제 보는 이에게 평온함을 선사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마티스의 작품 중에는 '정신을 위한 안락의자'라는 별명이 붙은 그림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격렬한 야수파의 에너지를 넘어,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과 위안을 주는 특별한 힘을 가졌죠. 바로 그의 대표작, <삶의 기쁨> 입니다.


모든 것이 조화로운 지상낙원

4 성숙한 색채와 부드러운 선의 탄생

<삶의 기쁨>은 1905년부터 1906년에 걸쳐 제작된 대작입니다. 이 그림은 온갖 식물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는 지상낙원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밝은 빨강, 노랑, 푸른색이 어우러져 화사하면서도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삶의 기쁨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그의 선입니다. 거칠고 날카롭던 야수파 시절의 붓 터치와 달리, 이 그림 속 모든 요소들은 부드럽고 유려한 곡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체의 사람들이 서로 춤추고 이야기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 노래하는 듯한 리듬감이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마티스가 폭발적인 색채의 시기를 넘어, 자신만의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그의 예술 인생에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습니다.

소장가의 독특한 사랑

이 작품은 미국의 유명한 의사이자 컬렉터인 알버트 반즈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반즈는 이 그림을 구입한 후, "일주일에 딱 두 번, 그것도 예약 관람으로만 미술관을 연다"는 독특한 규칙을 내걸었습니다. 다른 전시에 대여하는 것도 금지했죠. 이 그림은 그의 지독한 사랑 때문에 1993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대중에게 온전히 그 색채를 드러내게 됩니다. 모두와 나누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특별한 '안락함'을 느꼈던 것일까요?


마무리: 다음 이야기, 공간의 재발견

마티스는 <삶의 기쁨> 을 통해 자신의 예술이 대상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을 넘어, 감정과 생각을 통해 평온을 창조하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붉은 방>을 통해, 마티스가 색 하나만으로 어떻게 공간의 의미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처음으로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3부: 아름다운 부인이 아닌, 단지 그림일 뿐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3부: 아름다운 부인이 아닌, 단지 그림일 뿐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3부: 아름다운 부인이 아닌, 단지 그림일 뿐

왜 부인을 예쁘게 그려주지 않았나요?

1905년의 충격적인 작품 <모자를 쓴 여인> 이후, 마티스는 또 한 번 아내 '아멜리'를 모델로 한 초상화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은 보는 사람들에게 더 큰 의문을 남겼죠. 그림 속 아내는 얼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녹색 선을 기준으로 차갑고 따뜻한 색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마티스에게 물었습니다. "아내를 왜 예쁘게 그려주지 않았나요?"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어쩌면 사랑하는 아내에게는 서운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한마디에 마티스 예술의 핵심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초상화에 대한 새로운 정의

3 녹색선이 완성한 초상화의 걸작

마티스의 또 다른 부인 초상화, <마티스 부인의 초상 혹은 녹색선> 은 인물화의 오랜 규칙을 과감하게 파괴합니다. 얼굴의 윤곽선과 그림자 대신, 그는 차가운 색(녹색, 하늘색)과 따뜻한 색(분홍색, 주황색)을 서로 대비시켜 입체감을 표현했습니다. 특히 코를 따라 길게 내려온 녹색선은 얼굴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며, 인물을 실제 사람이라기보다 '납작한 도상'으로 보이게 만들었죠.

마티스 부인의 초상 혹은 녹색선

<모자를 쓴 여인> 이 원초적이고 거친 에너지를 발산했다면, 이 그림은 차갑고 견고한 느낌을 줍니다. 마티스는 대상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사유를 드러내고자 했던 야수파의 정신을 이 작품에서 더욱 깊이 탐구했습니다.

'단지 그림을 그렸을 뿐'

"나는 작품을 통해 아름다운 부인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림을 그렸을 뿐입니다."

마티스의 이 대답은 그가 초상화를 통해 묘사하려 했던 것은 아내의 외모가 아니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는 그림의 '아름다움'이 현실을 얼마나 똑같이 재현했는지에 있지 않다고 믿었습니다. 오직 화폭 안에서 색과 선이 만들어내는 조화와 리듬, 그 자체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죠. 아내의 모습은 그저 자신의 예술적 실험을 위한 '피사체'이자 '도구'였던 것입니다.


마무리: 다음 이야기, 야수에서 안락의자로

이 작품은 20세기 초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마티스가 기존의 회화 전통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음을 선언합니다. 그가 추구했던 것은 대상의 재현이 아닌, 색채와 형태를 통해 인간의 깊은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격정적이던 야수파의 색채를 넘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평온의 세계를 그린 작품 <삶의 기쁨> 을 통해 마티스의 예술이 어떻게 한 단계 더 성숙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처음으로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 2부: 초록색을 칠했다고 푸른 아니다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 2부: 초록색을 칠했다고 푸른 아니다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 2부: 초록색을 칠했다고 푸른 아니다

파리 살롱을 뒤흔든 비명

1905년 가을, 파리의 한 전시장에서는 엄청난 소란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가장 보수적이고 권위 있던 미술 전시회인 '파리 살롱 도톤느'에 출품된 한 그림 앞에서 사람들은 야유를 보내고 비명을 질렀죠.

화려한 깃털 모자를 쓴 여인의 초상화는 기존의 모든 규칙을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피부색은 초록색과 하늘색이었고, 거친 붓 터치는 윤곽을 흐트러뜨렸죠. 당시 평론가였던 루이 보셀은 이 그림과 주변에 걸린 작품들을 보며 "야수들의 우리에 갇힌 도나텔라"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이 비난의 한마디는 곧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파격적 색채, 그 충격의 의미

2 '야수파'의 탄생을 알린 <모자를 쓴 여인>

이 논란의 중심에 있던 작품은 바로 마티스의 <모자를 쓴 여인> 이었습니다. 그의 아내 '아멜리'를 모델로 그린 이 그림은, 사물의 본래 색을 따르는 대신 마티스의 감정과 감각에 따라 색을 자유롭게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모자를 쓴 여인

우리가 익숙한 붉은 입술, 갈색 머리카락, 살색 피부는 이 그림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티스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이 아내에게서 느꼈던 감정과 내면을, 필터링 없는 원색과 거친 붓질로 표현했죠. 이처럼 대담하고 원초적인 표현 방식을 '야수파(Fauvisme)'라 부르게 되었고, 마티스는 야수파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추한 그림'이 걸작이 되다

엄청난 혹평을 받은 이 그림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판매되었습니다. 미국의 현대 미술 컬렉터였던 거트루드 스타인과 리오 스타인 남매가 이 작품을 구매한 것이죠. 처음에는 그들도 "물감을 그렇게 추하게 문질러 놓은 그림은 난생 처음 보았다"고 말했지만, 결국 작품의 새로운 시도와 잠재력을 알아보고 소장했습니다. 이들의 선택은 마티스의 예술적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무리: 색채, 이제는 감정의 언어가 되다

마티스에게 색은 더 이상 대상을 묘사하는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곧 자신의 사유와 감정을 담아내는 독립적인 언어였죠. 다음 편에서는 마티스가 <모자를 쓴 여인> 이후 색채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이 파고든 또 다른 작품, <마티스 부인의 초상 혹은 녹색선> 을 통해 그의 독창적인 색채 실험을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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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 1부 법학도, 붓을 들다

멈추지 않는 도전, 앙리 마티스: 1부 법학도, 붓을 들다
1 법학도, 붓을 들다

무심했던 청년의 삶을 뒤흔든 사건

평생의 직업을 정해놓고 그 길을 걷던 한 젊은이가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법학을 전공하며 남부러울 것 없이 안정된 삶을 살던 젊은이,  앙리 마티스가 있었조. 그는 모든 일에 시큰둥했고, 남들이 무슨 말을 하든 한 귀로 흘려버리는 무심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것은, 다름 아닌 한밤중의 복통이었습니다. 21살의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맹장염을 앓게 된 마티스는 오랜 시간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죠. 그리고 그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운명을 깨달은 단 한 순간

1 법학도 마티스, 붓을 만나다

당시 맹장염은 지금처럼 간단한 수술로 끝나는 병이 아니었고, 지루한 병상 생활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아들의 따분함을 달래주기 위해 그의 어머니는 작은 선물 하나를 건넸습니다. 바로 물감 상자였죠. 마티스는 호기심에 이끌려 붓을 들었고, 그때부터 그의 삶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완전히 다른....

'이것이 나의 삶이다' 깨달음의 순간

매사에 무심했던 마티스는 물감 상자를 받아 든 바로 그 순간, 평생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훗날 그는 이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이전에 나는 매사에 시큰둥했다. 남들이 나에게 무엇을 권하든 나하곤 상관없지 하면서 무심하게 한 귀로 흘렸다. 그러나 내 손에 물감 상자를 받아든 바로 그 순간, 나는 장차 이것이 나의 삶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낱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도구가 운명적인 '소명'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마티스는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와 미술학교 입시의 낙방 속에서도 예술가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다음 이야기, 첫 번째 도전

예술의 시작부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운명처럼 찾아온 붓과 가위를 놓지 않았던 앙리 마티스. 그의 첫 번째 예술적 도전은 과연 어떤 작품으로 탄생했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세상을 뒤흔든 첫 번째 걸작 <모자를 쓴 여인>을 만나보겠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10부작으로 진행될 겁니다. 기대해 주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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