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EP.9 – 통 탄디오 (Ton Tandiyo)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예술 수집의 목적과 방식이 변하고 있다. 이들은 단지 모으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 그리고 문화를 ‘설계’하고 있었다.EP.9 – 통 탄디오 (Ton Tandiyo)
“컬렉팅은 돈이 아니라 철학이다. 나는 무엇을 사느냐보다, 왜 수집하느냐를 먼저 묻는다.”
🔹 1. 인물 소개: 자카르타 예술 생태계의 조력자
통 탄디오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컬렉터이자 큐레이터, 아트페어 디렉터다.
그는 단순한 작품 수집가를 넘어,
현지 예술 생태계의 설계자로
불린다.
그가 기획한 플랫폼들은
작가의 자생력 강화, 지역 미술의 독립성 확보, 글로벌 확장성 확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Bazaar Art Jakarta’와 ‘IndoArtNow’가
있으며,
이들은 인도네시아 작가와 관객,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부자는 많아도 모두가 컬렉터는 아니다. 컬렉팅은 돈이 아닌 철학으로 이뤄진다.”
그의 컬렉션은 단지 예술작품의 집합이 아니다.
그것은
현지 예술계의 ‘다음 세대’를 설계하는 전략적 인프라이기도 하다.
🔹 2. 주요 철학: “왜 수집하는가를 먼저 묻는다”
통 탄디오는 항상 “무엇을 살까?”보다 “왜 수집해야 할까?”를 먼저
자문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수집은 취향이나 욕망의 문제가 아니라, 질문과 책임의 행위다.
“작품을 거는 것보다, 작가가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는 컬렉팅을 예술에 대한 응답이자 실천이라고 여긴다.
작품 하나를 구매하는 것은,
작가의 언어에 공명하고, 그것이 세상에 머물 수 있도록 지지하는 문화적
계약이라는 인식이다.
통 탄디오는 미술이 단지 시장의 대상이 되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동남아 미술이 자기 목소리로 세계와 이야기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이 때문에 그는 단기적 트렌드나 유명세보다,
철학과 맥락이 뚜렷한 작가의 작업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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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실천 사례: Bazaar Art Jakarta, IndoArtNow
통 탄디오의 대표적인 실천 플랫폼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Bazaar Art Jakarta는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로,
국제적 위상과 지역적 실천을 동시에 추구하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이다.
그는 이 아트페어를 통해 단순히 작품을 판매하는 장을 넘어서,
작가와 컬렉터, 기관, 비평가가 모두 교차하는 대화의 장을 만든다.
이곳에서 그는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고, 이들이 컬렉터와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둘째, IndoArtNow는 디지털
기반의 인도네시아 현대미술 아카이브 플랫폼으로,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작가의 포트폴리오와 인터뷰, 전시 이력을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다.
이는
‘기록’이라는 차원에서 컬렉팅을 확장한 실천이며,
많은 신진 작가들이 자신의 첫 공식 자료를 이곳에 공개하며 커리어를 시작한다.
통 탄디오는 예술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구축하는 것'이라 믿는다.
그의 플랫폼은 곧
컬렉션의 확장된 형태다.
🔹 4. 마무리 통찰: 철학을 모으는 컬렉터
통 탄디오는 예술가의 작품뿐 아니라,
그들의 철학, 태도, 실천, 그리고 사회적 맥락까지 함께 수집한다.
그는 자신을 “컬렉터이기 이전에 커뮤니티 설계자”라고 말한다.
그의 컬렉션은 물리적인 오브젝트를 넘어서,
인도네시아 현대미술이 지속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그 구조 안에는 신진 작가의 가능성, 지역 미술의 독립성, 그리고
미래 세대와의 대화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 인물,
예술의 구조, 담론, 시장, 기술까지 총체적으로 연결하며
아시아 예술의 철학적 미래를 설계하는 인물,
루드비히 페르디난드 레온 베케르(Ludwig Ferdinand Leon Becker)를 조명한다.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EP.7 – 아피난 포샤야난다 (Apinan Poshyananda)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예술 수집의 목적과 방식이 변하고 있다. 이들은 단지 모으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 그리고 문화를 ‘설계’하고 있었다.EP.7 – 아피난 포샤야난다 (Apinan Poshyananda)
“예술은 담론이고, 교육이며, 사회를 건축하는 문화적 장치입니다. 나는 그것을 전시로 설계합니다.”
🔹 1. 인물 소개: 태국 미술계의 기획자이자 교육자
아피난 포샤야난다는 태국을 대표하는
큐레이터, 미술사가, 문화 전략가다.
그는 단지 작품을 전시하는 인물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의 흐름 자체를 만들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1980년대 후반부터 활동을 시작한 그는
방콕 아트 비엔날레(Bangkok Art Biennale)의 예술감독이자,
태국 문화부의 고위 자문 역할도 맡으며
예술과 정책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천가로 자리매김했다.
“예술은 국가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사회가 스스로를 질문하는 방법이다.”
그는 특히 태국 현대미술의 정치적, 사회적 목소리를 국제 미술계에 연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의 전시는 단지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의 충돌 지점을 설계하는 기획적 실험이었다.
🔹 2. 주요 철학: “전시는 담론의 구조다”
아피난은 전시를 ‘사건’이나 ‘축제’로 소비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전시를
사회적 지형을 다시 그리는 기획의 공간으로 본다.
그래서 그는 “전시는 곧 교육”이라고 말한다.
“전시 하나는 교과서 한 권보다 더 많은 질문을 남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의 철학은 강력한 ‘비평적 큐레이션(critical curation)’에 기반한다.
이는 단지 작품을 모아 배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가의 의도, 사회적 맥락, 국가 정체성, 관객의 위치까지 모두 고려한 입체적
기획을 뜻한다.
아피난은 수집을 하지 않지만,
그가 설계한 전시와 그 안에서 엮인 작가와 작품, 그리고 관객 간의 긴장감은
하나의 살아 있는 ‘담론 컬렉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3. 실천 사례: 비엔날레를 통해 사회를 큐레이팅하다
그의 대표적인 기획은 단연 **방콕 아트 비엔날레(BAB)**다.
이 전시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현대미술 축제 중 하나로,
종교, 정치, 성소수자, 기후, 노동
등 다양한 담론을 예술의 언어로 풀어낸다.
아피난은 비엔날레를 단지 ‘행사’로 운영하지 않는다.
그는 예술이 놓이는 장소, 맥락, 시기를 철저히 분석하고,
작품이 실제 사회 속에서 어떤 대화와 충돌을 일으킬지를 설계한다.
예를 들어, 불교 사찰 내에 성소수자 주제의 퍼포먼스를 배치하거나,
기업 중심의 쇼핑몰 안에 반자본주의적 메시지를 담은 설치작업을 기획하는 등,
그는 언제나
예술이 사회와 긴장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그의 큐레이션은 실험적이며, 동시에 교육적이고, 무엇보다도
정치적이다.
그것은
예술을 통한 비판적 시민 양성의 장으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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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마무리 통찰: 예술과 사회 사이의 브릿지 빌더
아피난 포샤야난다는 ‘컬렉터’는 아니다.
그러나 그는 수많은 작가, 작품, 아이디어, 관객, 사회적 이슈를
하나의 지적 구조로 큐레이팅하는 설계자다.
그는 ‘소장’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대화’를 축적한다.
그 대화는 전시라는 공간에 저장되고, 매체를 통해 확산되며,
무엇보다도 관객의 기억 속에 각인된다.
그에게 예술은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사회와 함께 움직이는 유동적 실천이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끊임없이 번역하고 구조화하는 큐레이터형 설계자다.
다음 편에서는, 미술과 기술, 지역성과 실험성을 아우르며
동남아 미술의 국제화를 이끈
다이애나 캠벨 베탄코트(Diana Campbell Betancourt)를 만나본다.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EP.5 – 린다 네오 & 알버트 림 (Linda Neo & Albert Lim)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예술 수집의 목적과 방식이 변하고 있다. 이들은 단지 모으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 그리고 문화를 ‘설계’하고 있었다.EP.5 – 린다 네오 & 알버트 림 (Linda Neo & Albert Lim)
“우리는 예술을 소장하지 않습니다. 예술가와 함께 시간을 소장합니다.”
🔹 1. 인물 소개: 조용한 힘으로 예술을 지지하는 싱가포르의 듀오 컬렉터
린다 네오와 알버트 림은 싱가포르 기반의 부부 컬렉터다.
그들의 이름은 국제 미술계에서 큰 소란을 일으킨 적은 없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이들은 조용히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을 체계적으로 수집하며,
작가와 예술 커뮤니티를 지지해온 숨은 영향력자들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미술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투자형 컬렉터'와는 정반대의 태도를 취한다.
특정 트렌드나 시장가치에 따라 작품을 고르기보다는,
작가의 철학, 지역의 맥락, 그리고 예술가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는 한 작가의 1점보다는, 10년의 과정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컬렉션은 ‘물건’이 아니라 ‘관계’의 집합이다.
작가의 여정을 관찰하고, 필요할 땐 전시를 지원하고, 피드백을 주고, 다시 기다리는 시간의 집합.
🔹 2. 주요 철학: “컬렉션은 시간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린다와 알버트에게 컬렉팅은 단순한 수집이 아니다.
그들에게 작품은 시간을 응축한 기록이며, 수집은 그것을 함께 살아내는 경험이다.
“작품이 나온 맥락, 작가가 고민한 시간, 그리고 그와의 대화가 없으면… 그건 우리에겐 단순한 장식일 뿐이에요.”
이들은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의 정체성, 문화 충돌, 사회적 갈등을 다루는 작품에 관심이 깊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의식을 다루는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며 응원하는 방식으로 컬렉션을 쌓아간다.
그들의 철학은 관찰자이자 동행자로서의 컬렉터다.
단기적 성과나 외적 화려함보다, 작가의 성장과 지역 미술의 흐름에 ‘참여’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 3. 실천 사례: 한 가정에서 출발한 지역 미술 생태계 지지자
린다 네오와 알버트 림의 컬렉션은 싱가포르 현대미술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인접 지역의 작가들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그들은 대형 아트페어나 메이저 갤러리보다,
작은 전시장,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 신진 작가의 첫 개인전에 더욱 자주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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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작품을 구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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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제작비를 후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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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무 말 없이 오랜 시간 한 작가를 지켜보며 응원한다.
그들의 컬렉션은 공개 전시보다는, 작가, 비평가, 동료 컬렉터들과의 사적인 대화와 교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대화가 쌓일수록, 하나의 지역 예술 생태계가 조용히 탄탄해지고 있다.
그들이 후원한 작가들 중 일부는 국제 무대에서 점점 주목받고 있으며,
그 출발점에는 항상 지속적인 관심과 관계 맺음을 통한 ‘숨은 손’이 있었다.
🔹 4. 마무리 통찰: 관계를 수집하는 조용한 설계자들
린다 네오와 알버트 림은 예술계의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컬렉션의 깊이는 어떤 유명 컬렉터 못지않다.
그들은 작품의 가격보다, 그 뒤에 숨은 인간의 의지와 고민을 본다.
그들은 전시보다, 그 전에 오갔던 말들을 기억한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예술이 만들어지는 ‘시간’과 ‘관계’를 수집한다.
이 부부의 철학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컬렉션이란 결국,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냈는가에 대한 기록이 아닐까?
다음 편에서는, 동남아에서 예술과 가족, 신앙, 공동체를 함께 수집해온 필리핀의 부부 컬렉터, 미켈란젤로 & 루르데스 삼손을 조명한다.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EP.4
🎨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예술 수집의 목적과 방식이 변하고 있다. 이들은 단지 모으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 그리고 문화를 ‘설계’하고 있었다
EP.4 – 리차드 코(Richard Koh)
“나는 작품을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예술가와의 대화를 수집할 뿐이다.”
🔹 1. 인물 소개: 동남아 미술 시장의 다리를 놓는 갤러리스트
리차드 코는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싱가포르와 방콕을 오가며 활동하는 갤러리스트이자 컬렉터, 큐레이터다.
그는 아시아 현대미술, 특히 동남아시아 작가들을 국제 무대에 소개해온 인물로,
‘Richard Koh Fine Art(RKFA)’라는 갤러리 브랜드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그의 갤러리는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아카이빙 공간이자, 작가의 성장 무대이며, 아시아 미술이 글로벌 미술 시장과 대화하는 중간 지점이다.
“내가 진짜로 수집하는 것은, 작가들과 오랜 시간에 걸쳐 나누는 대화들이다.”
그는 작품을 사서 보관하는 컬렉터가 아니다.
대신 그는 작가의 가능성과 비전을 먼저 알아보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갤러리’라는 형식으로 제공한다.
🔹 2. 주요 철학: “소유가 아니라, 대화다”
리차드 코의 컬렉팅 철학은 명확하다.
예술은 ‘소유하는 대상’이 아니라, 교류와 신뢰 속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관계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컬렉터라기보다는, **문화적 중개자(cultural mediator)**에 가깝다.
“좋은 작품은 결국 좋은 대화에서 나온다. 작가와의 긴 대화, 시장과의 끊임없는 교섭, 그리고 시대와의 공명. 나는 그것을 수집한다.”
그는 오히려 ‘갤러리스트’라는 직책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의 목표는 전시를 팔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작가의 작업이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다리를 놓는 것이다.
그 다리는 때론 서구의 갤러리, 때론 해외의 페어, 때론 단순한 미술관 방문자일 수도 있다.
그는 또한, 예술작품이 단지 ‘결과물’이 아닌,
작가의 실험, 실패, 고뇌, 문화적 문맥의 일부라는 사실을 언제나 잊지 않으려 한다.
🔹 3. 실천 사례: RKFA – 예술 생태계의 신뢰 네트워크
리차드 코가 설립한 Richard Koh Fine Art는 2005년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싱가포르, 방콕 등으로 확장되어 동남아 현대미술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이름 없는 신진 작가에게도 꾸준히 전시 기회를 제공하며,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의 균형을 가장 정교하게 설계하는 큐레이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RKFA는 단순한 전시장 이상의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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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컬렉터를 연결하는 지속 가능한 신뢰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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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중심의 기획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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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적 맥락과 상업적 가치 사이에서의 절묘한 기획 전략
그는 아시아 내에서 서구 미술 시장의 기대에 맞추기보다는,
지역 문맥과 작가의 개별 언어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컬렉션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는 작가가 변화해가는 과정을 장기적으로 수용하는 컬렉션 구조를 제안한다는 것.
이는 일회성 수집이나 단기적 판매가 아닌, 예술가의 세계를 함께 설계해가는 컬렉터의 자세다.
🔹 4. 마무리 통찰: 예술의 언어를 연결하는 번역가
리차드 코는 갤러리의 벽을 넘어, 예술의 생태계를 설계하는 사람이다.
그의 진짜 컬렉션은 작가와 나눈 수많은 대화, 함께 기획한 전시, 그리고 연결된 관객의 경험 속에 있다.
그는 시장 논리에 휘둘리지 않되, 시장을 활용할 줄 안다.
그는 전통을 고수하지 않되, 지역성과 맥락을 존중한다.
그는 예술을 소비하지 않고, 그것이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키운다.
오늘날 예술은 고립된 창작물이 아니다.
그것은 구조와 관계, 플랫폼과 언어 안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리차드 코는 바로 그 언어를 통역하는 사람이다.
다음 편에서는, 플랫폼의 힘을 통해 동남아 예술을 국제무대로 확장하는 설계자들,
싱가포르의 컬렉터 듀오 린다 네오 & 알버트 림을 조명한다.
🎨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EP.2- 이대형(Lee Daehyung)
🎨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EP.2 – 이대형(Lee Daehyung)
“전시는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 1. 인물 소개: 기획의 지형을 바꾸는 큐레이터
이대형은 큐레이터이자 문화 전략가로,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인물 중 하나다.
그는 한국관 큐레이터로 참여한 2017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작가 ‘이완’을 선정해
세계무대에 소개하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단순한 ‘전시 기획자’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예술을 통해
사회 구조를 설계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왔다.
미술관과 갤러리를 넘나들며, 개인 창작과 공공 담론 사이를 연결하고, 동시대
미술이 어떤 플랫폼에서 존재해야 하는지를 질문하는 사람.
이대형은 예술의 최전선에 있으면서도,
항상 한 발 뒤에서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를 설계하는 존재다.
“전시는 이미지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제안이다.”
이대형의 ‘컬렉션’은 작품의 집합이 아니라, 질문과 구조, 그리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관계망이다.
🔹 2. 주요 철학: “큐레이션은 구조를 설계하는 전략이다”
그는 큐레이션을 단지 작품을 배열하는 기술로 보지 않는다.
그에게 큐레이션은 사회, 역사, 기술, 정치, 감정의 층위를 가로지르는
복합적 구조 설계다.
“작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맥락을 만들고 상황을 창출하는 일이다. 진짜 큐레이션은 플랫폼을 기획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 철학은 그가 손대는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 녹아 있다.
이대형은 언제나 **‘예술이 어떤 구조 위에서 작동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그
구조 자체를 디자인한다.
그에게 예술은
독립적인 창작물이 아니라, 시스템과 환경,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의
일부다.
이 때문에 그는 예술가보다도 먼저 플랫폼, 네트워크, 기관, 장소에 대해 고민한다.
“진짜 수집은 형태가 아니라, 관계다.”
이 철학은 전시라는 개념을 넘어, 예술의 존재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는 기획적 상상력으로 이어진다.
🔹 3. 실천 사례: 전시장을 넘어, 플랫폼을 수집하다
이대형이 가장 널리 알려진 프로젝트는 단연
2017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큐레이션이다.
그는 ‘국가관’이라는 제약 안에서 작가 이완을 선택했고,
‘국가 정체성, 노동, 식민성’을 중심 주제로 구조화된 전시를 만들었다.
이 전시는 국내보다도 해외 언론과 비평가들에게 더욱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지점은, 그는 **‘이 전시 자체를 하나의 구조 실험’**으로
삼았다는 데 있다.
그는 작가에게 작품을 ‘제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시를 둘러싼 내러티브와 사회적 맥락을 함께 기획했다.
그의 다른 프로젝트들도 예술이 위치하는 ‘형태’를 바꾸는 데 집중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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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플랫폼엘, 일민미술관 등에서의 실험적인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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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기관, 도시 사이를 잇는 장소 기반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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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 커뮤니티 기반 창작, AI와 예술의 만남을 탐색한 기획 등
그는 지금도
기획 중심의 예술 플랫폼 구축에 몰두하고 있으며,
예술을
정적인 컬렉션이 아닌, 변화하는 실천적 구조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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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마무리 통찰: 예술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
이대형은 작품을 모으지 않는다. 대신 그는
예술이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수집한다.
그 구조는 전시장이기도 하고, 사회적 플랫폼이기도 하며, 질문의 언어이기도 하다.
그가 수집하는 것은
작가의 물리적 산물이 아니라, 작가가 놓인 세계와의 접점이다.
이 철학은 그를 단순한 큐레이터가 아니라,
예술 생태계의 전략 설계자로
만든다.
그가 보여주는 새로운 컬렉터의 상은 분명하다.
예술은 이제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언제나 구조 안에서, 관계 속에서 기능한다.
그 구조를 설계하고, 연결하고, 끊임없이 갱신하는 이가 바로 오늘날의 진짜
‘컬렉터’다.
다음 편에서는 대구에서 예술과 함께 살아가는 생활형 컬렉터,
조재용·김현지 부부를
만나본다.
그들의 집은 전시장이자 삶의 기록이기도 하다.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EP.1 – 미원 권(Miwon Kwon)
🎨 컬렉터는 무엇을 모으는가 – 아시아 예술 설계자 10인의 철학과 실천
EP.1 – 미원 권(Miwon Kwon)
“예술은 장소 없이 존재할 수 없다. 내가 모으는 것은, 고정된 오브제가 아니라 시간과 관계, 그리고 기억이다.”
🔹 1. 인물 소개: 미국에서 태어난 장소의 큐레이터
미원 권은 미술사학자이자 큐레이터, 그리고 비평가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활동해왔으며, UCLA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컬렉터’는 아니지만, 그녀가 수집하는 것은 단연 독보적이다.
그녀는 작품 자체보다도, 그 작품이 ‘놓이는 장소’, 작가와 관객 사이의 관계, 공공성과 사회적 맥락을 탐구한다. 바로 그런 이유로, 그녀는 이번 시리즈에서 ‘10인의 예술 설계자’ 중 첫 번째로 소개된다.
1997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의 전시 기획자로서 경력을 시작한 그녀는 이후 이론과 실천을 오가며 활동해왔다. 그녀가 집중해온 키워드는 바로 “Site Specificity(장소 특수성)”. 이 개념은 단순한 지리적 위치를 뜻하지 않는다. 미원 권에게 ‘장소’는 기억, 권력, 역사, 감정이 축적된 살아 있는 서사다.
“예술은 공기 중에 뜰 수 없다. 그것은 언제나 무언가에 ‘위치’해 있으며, 그 위치야말로 예술의 해석에 가장 강력한 힘을 준다.”
그녀가 수집하는 것은 바로 그 ‘위치의 감각’이다.
🔹 2. 주요 철학: “Site Specificity는 예술의 기억을 설계한다”
2002년, 미원 권은 현대 예술 이론의 대표 저작 중 하나인
《One Place After Another: Site-Specific Art and Locational Identity》를
발표한다.
이 책은 장소 특정적 예술(site-specific art)의 개념을 확장시키며, 예술이 단순한
‘작품’이 아닌,
사회적 구조와 권력, 기억의 산물임을 설파했다.
그녀는 전통적인 갤러리 시스템에 의문을 던졌다. 작품은 고정된 벽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다른 맥락에 따라 변화하고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술은 공간 안에 들어오는 순간, 그 공간의 정치성과 사회성을 모두 뒤집어쓴다. 수집은 그래서 권력 행위다.”
그녀는 '수집'을 단지 ‘소유’의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수집은 기억을 구성하는 구조이며, 사회적 맥락을 복제하거나 위반하는 기획 행위라고 본다.
그녀의 철학에서 컬렉팅은 더 이상 조용히 보관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장소를 통해 ‘말하게 하는’ 설계이고, 특정한 기억을 어떤 시공간에 배치하는 행위다.
🔹 3. 실천 사례: “공공성과 장소, 기억의 배치 전략”
미원 권은 전시기획자, 이론가, 교수로서 활동해왔지만, 그 어떤 활동도 ‘예술의 사회적 위치’를 묻는 문제의식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2002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의 전시 《The American Effect》에 큐레이터로 참여할 당시, 그녀는 미국적 시각에서 벗어나 다른 문화권에서 미국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다룬 전시를 기획했다. 이때에도 그녀는 전시 공간 자체를 서사적 플랫폼으로 다뤘다.
이후 UCLA에 부임한 뒤, 그녀는 교육의 장에서도 '비소유적 예술'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녀의 학생들은 단지 작품을 만들기보다,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놓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게 된다.
대표적인 실천 사례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와 관련된 비평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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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 권은 공공 예술이 단지 거리의 장식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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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커뮤니티와의 상호작용, 정치적 메시지, 장소성과 과거의 기억을 모두 포함한
‘사회적 장소 설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어떤 미술관에도 고정된 컬렉션을 갖지 않는다.
그 대신,
장소에 기반한 담론과 기억을 ‘기록’하고, ‘설계’하는 방식으로 예술과
접속한다.
이러한 철학은 미술관을 넘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에 ‘예술이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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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마무리 통찰: “작품이 아니라 구조를 수집하는 사람”
미원 권은 전통적 의미의 컬렉터는 아니다. 그러나 그녀가 구축한 예술의 해석 구조, 장소성과 기억을 중심으로 한 수집 철학은, 지금의 예술 세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녀가 말하는 수집은
기억을 붙잡는 방식,
사회적 권력의 재배치,
그리고
장소와 감정의 연결고리다.
예술을 이해하려면, 그 작품이 어디에, 누구 앞에, 어떤 이야기 안에 위치하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미원 권은 그 질문을
이론이 아니라 실천으로 풀어낸다.
그녀는 작품을 벽에 거는 대신,
사회적 맥락 속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수집한다.
그리고 그 작업은 오늘날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